Series: 워드프레스 블로그 제작기
- 블로그 첫 시작, 왜 티스토리가 아닌 워드프레스인가?
- 호스팅 선택: SaaS, EC2, 그리고 Lightsail (개념부터 실전까지) (Current)
- Lightsail 인스턴스 생성 및 초기 세팅 (Next)
Intro: “블로그 하나 만드는데 알아야 할 게 왜 이렇게 많아?”
“그냥 워드프레스 설치하면 되는 거 아니야?” 블로그 구축을 결심하고 구글링을 시작한 지 10분 만에 마주한 현실은 차가웠다. 호스팅, 도메인, 리전, 인스턴스… 낯선 용어들이 쏟아졌다.
이미 구축된 서버만 다뤄봤던 나에게 “서버를 직접 띄운다”는 건 미지의 영역이었다. 하지만 개발자라면 이왕 하는 거 기초부터 제대로 파봐야 하지 않겠는가? 오늘은 블로그 서버를 결정하기까지 내가 겪은 ‘용어와의 전쟁’과 ‘의사결정 과정’을 기록한다.
0. 기초 지식: 블로그를 ‘집’에 비유한다면?
본격적인 비교에 앞서, 헷갈리는 용어들을 부동산(집 짓기)에 비유해서 정리해 보자. 웹사이트 하나를 운영하려면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.
- 서버 (Server) = 땅/건물
- 내 글, 사진, 코드가 저장될 물리적인 공간이다. 컴퓨터(하드디스크)라고 생각하면 된다.
- 호스팅 (Hosting) = 임대업
- 서버(컴퓨터)를 24시간 켜놓고 관리하는 건 힘들다. 그래서 전문 업체가 서버의 일부 공간을 우리에게 빌려주는 것을 ‘호스팅’이라고 한다.
- 도메인 (Domain) = 집 주소 (도로명 주소)
- 서버는 원래 13.124.55.12 같은 복잡한 숫자(IP 주소)로 되어 있다. 이걸 사람들이 찾아오기 쉽게 https://www.google.com/search?q=ys-note.com처럼 문자로 바꾼 것이 도메인이다.
지금 우리는 “어떤 형태의 땅(호스팅)을 빌려서 집을 지을 것인가?”를 고민하는 단계다.
1. 개념 잡기: 내 블로그는 어디에 살아야 할까?
호스팅의 종류는 “얼마나 많이 빌려주는가(관리해주는가)”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.
💡 Concept Note: 헷갈리는 용어 정리
- SaaS (Software as a Service): [호텔] 가구부터 청소까지 다 해준다. 몸만 들어가면 된다. (예: 티스토리, 네이버 블로그, 노션)
- IaaS (Infrastructure as a Service): [공터] 텅 빈 땅만 빌려준다. 기초 공사부터 집 짓기까지 내가 다 해야 한다. (예: AWS EC2)
- PaaS (Platform as a Service): [빌라] 집은 지어져 있는데 인테리어는 내가 한다. (예: 카페24 워드프레스 호스팅)
선택 1: 편하게 갈까? (관리형 호스팅/SaaS)
카페24(Cafe24)나 클라우드웨이즈(Cloudways)가 여기에 해당한다.
- 장점: 클릭 몇 번이면 끝. “서버 터지면 어떡하지?” 걱정할 필요 없음.
- 단점: 비싸거나, 자유도가 낮음. php.ini 설정 하나 바꾸려고 고객센터에 문의해야 할 수도 있다.
- 결론: 개발자로서 ‘가오’가 있지, 너무 쉬운 길은 패스. (Drop)
2. AWS 입성: EC2 vs Lightsail
결국 업계 표준인 AWS(Amazon Web Services)를 써보기로 했다. 그런데 AWS 콘솔에 들어가자마자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. “EC2는 뭐고 Lightsail은 뭐야?”
🥊 라운드 1: EC2 (Elastic Compute Cloud)
AWS의 간판 스타. 레고 블록처럼 모든 걸 내 맘대로 조립할 수 있는 IaaS의 대표 주자다.
- 문제점: 블로그 하나 띄우는데 VPC(가상 네트워크), 서브넷, 방화벽 설정하다가 지칠 수 있음. 종량제라 요금 폭탄 걱정도 덤이다.
🥊 라운드 2: Lightsail (라이트세일)
AWS가 “초보자들, 제발 도망가지 마세요”라며 만든 VPS(가상 사설 서버) 서비스.
- 특징: 서버+스토리지+네트워크 전송량을 ‘세트 메뉴’처럼 묶어서 정액제로 판다. EC2가 조립 PC라면, Lightsail은 맥북이다.
🏆 최종 결정: Lightsail
초보자가 EC2로 시작하면 네트워크 설정하다가 포기할 확률이 99%다. 블로그 같은 단일 웹사이트에는 Lightsail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.
3. 요금제 선택의 덫: 최저가($3.5)를 포기한 진짜 이유
“좋아, Lightsail로 결정했어! 가장 싼 걸로 시작해볼까?” 요금표를 보니 최저가는 월 $3.5부터 시작했다. 하지만 나는 고민 끝에 이 매력적인 가격을 포기하고 월 $7 플랜을 선택했다. 여기에는 개발자로서의 중요한 판단이 숨어 있었다.
🔍 의사결정 1: 설치의 편의성 vs 직접 설치 (OS Only)
$3.5 플랜을 쓰려면 워드프레스가 미리 설치된 ‘Blueprint’를 쓸 수 없고, 깡통 리눅스(OS Only)를 선택해야 한다.
- 초보자의 시선: “리눅스에 직접 웹서버(Nginx/Apache)랑 DB(MySQL)를 다 깔아야 한다고? 너무 어려운데?”
- 나의 시선: “서버 세팅이야 뭐, apt-get install 몇 번이면 끝나는 거 아닌가? 이건 전혀 문제가 안 된다.”
사실 나는 블루프린트 없이도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$3.5 플랜을 버린 이유는 따로 있었다.
🛠️ 의사결정 2: IPv6 Only의 치명적 단점
진짜 문제는 네트워크 유형이었다. $3.5 플랜은 IPv6 Only다. 즉, 우리에게 익숙한 IPv4 주소(예: 192.168.0.1 형태)를 제공하지 않는다.
- IPv6의 현실: 아직 세상의 모든 네트워크가 IPv6를 완벽하게 지원하지 않는다.
- 시나리오: 누군가 구형 공유기를 쓰거나, IPv6 설정이 안 된 회사 보안망에서 내 블로그에 접속하려 한다면? “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” 오류가 뜰 것이다.
블로그의 생명은 접근성(Accessibility)이다. 기술적으로 앞서가는 것도 좋지만, 독자가 들어오지 못하는 블로그는 의미가 없다. 나는 IPv4 주소가 포함된 Dual-stack 환경이 반드시 필요했다.
🤔 최종 선택: $5 vs $7
IPv4를 지원하는 Dual-stack 플랜으로 넘어오니 가격이 뛰었다.
- $5 플랜: Dual-stack, 512MB RAM
- $7 플랜: Dual-stack, 1GB RAM
나는 여기서 $7 플랜을 선택했다. 이유는 단순하다. “3개월 무료”니까!
512MB 램은 워드프레스를 돌리기에 꽤 빡빡하다. 자칫하면 ‘메모리 부족(OOM)’으로 서버가 뻗을 수 있다. AWS는 신규 가입자에게 3개월(90일) 무료 혜택을 주는데, 굳이 불안한 512MB를 쓸 이유가 없다.
결론: “설치가 귀찮아서가 아니다. 더 많은 사람이 접속할 수 있는 IPv4 환경을 확보하고, 무료 혜택을 통해 안정적인 1GB 램을 쓰기 위해 $7 플랜을 선택했다.”
Conclusion: 준비는 끝났다
먼 길을 돌아 드디어 ‘내 집’을 지을 땅을 계약했다.
- 호스팅: AWS Lightsail
- 네트워크: Dual-stack (IPv4 + IPv6)
- 사양: 1GB RAM ($7/월) – 3개월 무료 찬스!
이제 이론 공부는 끝났다.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인스턴스를 생성하고, “IP가 자꾸 바뀌어요!”라는 뉴비들의 흔한 비명을 해결하는 고정 IP(Static IP) 설정까지 진행해 보겠다.